"금강산 일만이천 봉" 이 시를 쓴 사람을 아십니까

"강소천은 갔지만 동화나라의 강소천은 어린이들과 더불어 영원히 이 세상에 살아 있으리라."

박목월이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묘소 앞 비석에 쓴 추도사이다. 강소천(1915.9.16-1963.5.6.)은 불과 48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15세부터 글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30여 년 동안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친 끝에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강소천을 기려 출간된 '전집'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아동문학가인지 가늠할 수 있다. 배영사가 1963년에 〈강소천 아동문학 전집〉 여섯 권을 펴냈고, 문음사가 1981년에 〈강소천 문학 전집〉 열다섯 권을 발간했다. 또 2006년에 교학사가 〈강소천 아동문학 전집〉 열 권을 출간했다.

전집이 세 번이나 출간된 아동문학가 강소천

작품 내용을 보고도 강소천을 모른다는 사람은 아마 한국인 중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동화는 길이 때문에 전문을 소개하기 어려우므로 그의 동시 몇 편을 예로 살펴보자. 글을 보는 순간 독자들은 "작품 내용을 보고도 강소천을 모른다는 사람은 아마 한국인 중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필자의 말이 결코 과장이나 허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 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 같이
너도 나도 씩씩하게 어서 자라서
새 나라의 기둥되자 우리 어린이

햇님 보고 방긋 웃는 꽃송이 같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송이 같이
너도 나도 곱게 곱게 어서 피어서
새 나라의 꽃이 되자 대한 어린이

"새 나라의 '꽃'이 되자"는 〈어린이 노래〉이다. 이런 동요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제목에 '어린이'가 들어 있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초등학교 다닐 때 음악 교과서에서 배운 노래다. 그런가 하면 〈닭〉은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시간에 책에서 보았다.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 번 쳐다보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해마다 불렀던 노래도 있다. 〈유관순〉이다.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 합니다.
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다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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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유관순〉을 불렀다면 5월에는 〈스승의 은혜〉를 불렀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그 외에도 〈꼬마 눈사람〉, 〈보슬비의 속삭임〉 등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강소천의 동시와 동요를 연중으로 읽고 부르며 자랐다.

한 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눈사람 - 〈꼬마 눈사람〉

나는 나는 갈 테야 연못으로 갈 테야
동그라미 그리러 연못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꽃밭으로 갈 테야
꽃봉오리 만지러 꽃밭으로 갈 테야 - 〈보슬비의 속삭임〉

어린이가 되기 이전 '아기' 시절에는 동물원에 놀러가서 어른들로부터 〈코끼리〉를 배웠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며는 코로 받지요.

코끼리 아저씨는 소방수래요
불 나면 빨리와 모셔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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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천이 쓴 동시 중에는 부를 때마다 슬픈 느낌에 목이 메이는 작품도 있다. 나운영이 곡을 붙여 동요가 된 이 시는 1953년 국정 음악 교과서를 통하여 발표되었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 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철 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금강산 보고 싶다 다시 또 한번 
맑은 물 굽이쳐 폭포 이루고 
갖가지 옛이야기 가득 지닌 산 
이름도 찬란하여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이 노래를 부르면, 가까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는 마음이 애절해지고, 멀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그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염원이 뜨거워진다. 금강산 구경을 하고 싶은 개인적 욕구와, 평화통일의 그 날을 맞이하고 싶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희원이 동시에 샘솟는 것이다.

아마 그날이 오면 온 나라 산천 방방곡곡에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일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하고 노래한 심훈처럼, 우리는 모두 죽어도 좋을 것만 같은 기쁨을 맛보며 국기를 마구 뒤흔들게 될 것이다.

'아! 어서 빨리 그날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노라니 문득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마다 태극기가 세차게 휘날리는 풍경이 꿈결처럼 떠오른다. 사람들이 목청껏 함성을 지르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강소천의 〈태극기〉를 마음으로 불러본다.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강소천이 1957년에 쓴 <어린이 헌장>

1.어린이는 인간으로 존중하여야 하며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져야 한다.
2.어린이는 튼튼하게 낳아 가정과 사회에서 참된 애정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3.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4.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의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5.어린이는 위험한 때에 맨 먼저 구출해야 한다.
6.어린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악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7.굶주린 어린이는 먹여야 한다. 병든 어린이는 치료해 주어야 하고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도와주어야 한다. 불량아는 교화하여야 하고 고아와 부랑아는 구호하여야 한다.
8.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여 도의를 존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9.어린이는 좋은 국민으로서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문화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
 

*누리집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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