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치로 미중도 악영향... 한국, WTO 등에 적극 어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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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을 교란하고, 장기적으로 자국 경제 및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1일 발표한 <일본의 對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는 "보호무역주의 대두로 세계경제 둔화와 무역·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이번 조치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협력, 특히 한·중·일 FTA의 진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했다"며 KIEP 베이징사무소가 실시한 중국 내 전문가 인터뷰를 기반으로 이와 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계속해서 "엘리엇 엔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번 한·일 간 갈등 중재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미국의 소리> 2019년 7월 29일 보도)"면서 "미 의회는 미 행정부에 비해 한·일 갈등 문제 관여에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 산업계의 반응도 전했다. 미국 산업계 측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 기준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비교할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아직 미국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 기업 또한 한국으로부터 반도체 부품 및 소재를 수입하여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론 미국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문제는 5G, 반도체 공급망 교란 등을 통해 미국의 국가안보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인식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내 관련 산업계의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중"이라며 "특히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에 사용되는 플렉서블 액정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독점 공급받기로 하였으나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인해 해당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중국의 BOE(京东方)사로부터 해당 액정패널을 공급받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경우 좀 더 신중하고 중립적인 반응이라고 알렸다. 특히 한일 간 무역분쟁이 확대된다면 중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해외 언론과 전문가 주장을 인용해 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 자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일부 소재와 부품에 대해 공급을 대체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는 것. 동시에 일본의 제한 조치가 중국에도 시행될 수 있음을 환기시키며 핵심부품의 '국산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관영 언론을 동원해 최근 일련의 사태를 차분하게 사실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 무역분쟁이 글로벌 시장에까지 파급될 것인지 여부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분야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업계 반응도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한국뿐만 아니라 ICT 산업 가치사슬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미국(애플·HP), 중국, 일본(소니·파나소닉) 등의 기업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어 일본의 이번 조치를 '마구잡이식 제재'라고 비판하는 견해가 존재한다"고 썼다.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 대체? 가능성 크지 않아

또 해당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중국 내 전문가들은 자국 기업이 한국 기업의 거래선을 이전받을 가능성은 당분간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국으로부터 관련 소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생산하는 구조이며, 한국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앞서 언급한 BOE사의 생산능력이 한국기업의 생산량을 대체할 만큼 크지 않다. 반도체 메모리 분야의 경우엔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중국 기업의 기술개발과 설비 도입이 지연되면서 생산량 증가가 더디고, 한·중 사이에 3~5년의 기술격차가 있다고 봤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추정치)은 2014년 12.7%에서 2018년 15.4%로 소폭 상승했으나, 오는 2023년엔 20.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비중(2018년 기준)은 집적회로 26.3%, 메모리가 무려 51.7%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본의 조치로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대체하긴커녕 화웨이, 오포, 바이보 등 중국 내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기업의 웨이퍼 공급선이 중국기업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고,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에도 Sanmei(浙江三美), DFD(多氟多), Juhua(巨化股份) 등 중국기업들이 풍부한 불화수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유무역 질서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할 우려가 농후하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적극 주장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 내에서도 일본의 조치가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해 이들 주요국은 물론 WTO 등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외교적 노력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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