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로 공항 폐쇄됐다가 업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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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하며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가 13일 새벽 업무가 재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2일 오후 수천 명의 시민이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공항 업무가 마비됐다. 

공항 당국은 성명을 내고 "출발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라며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운항이 취소됐다"라고 발표했다. 

일부 여행객은 항공편이 취소되고 숙박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자 시위대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앞서 시민들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공항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이번 시위와 관련한 전단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했고 예정대로 시위를 마쳤다.

그러나 전날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콰이청 등 홍콩 주요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를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해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40명이 다쳤고,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한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다시 공항으로 집결한 것이다. 빈백건은 콩처럼 생긴 알갱이가 든 주머니를 발사하는 총이다. 

시위대는 "폭력 경찰은 우리의 눈을 돌려 달라"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한쪽 눈을 그린 팻말을 들거나 안대를 착용하며 시민의 부상에 항의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5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했으나,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억압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결국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이 반대 여론에 밀려 법안 추진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선언했지만,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 선언과 람 행정장관 사퇴, 보편적 참정권 등을 요구하는 '반중 사태'로 확산되면서 두 달 넘게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 "중대한 순간 이르러"... 군 투입 임박?
 


사태가 악화되자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의 급진 시위자들이 심각한 폭력 범죄를 일으키고 매우 위험한 도구로 경찰을 공격하며 테러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홍콩은 중대한 순간에 이르렀으며, 홍콩 시민은 폭력적인 불법 행위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라며 "대다수 홍콩 시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폭력을 종식하고 안정과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세계 어느 곳도 이런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러한 테러 행위(terrorist acts)를 용납한다면 홍콩은 끝없는 심연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비난의 수위를 높이면서 홍콩에 인민해방군이나 무장 경찰 투입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를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외국 자본의 대규모 유출 우려도 있어 중국 정부가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테러로 규정하면 안 된다"라고 "대규모 시위와 테러는 다르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치명적인 무기로 경찰을 공격하는 시위대가 있어 주시할 것"이라며 경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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