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헌동 동상이몽... 서울 집값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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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지난 15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서울시의 수많은 공기업 사장 중에 이렇게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었을까?
 
지난 4월 SH 사장이 공석이 된 지 7개월 만에 새 사장이 취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임 SH 사장으로 김현아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을 때 필자는 매우 부적절 하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관련 기사: 지금 서울엔 김현아 말고 '15년전 오세훈'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1년 3개월 정도이고 현재 남은 임기가 8개월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폭등과 주거문제가 극심한 서울에서 7개월의 시간을 이렇게 불필요한 논란으로 허비한 것이 안타깝다.

처음부터 김헌동 사장을 내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 등에 주력해온 인물이 SH 사장에 취임했다는 것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의 공허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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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SH 사장 취임을 두고 민주당의 반대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서울시의회의 다수(110석 중 99석이 민주당)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오세훈 시장이 김헌동 전 본부장을 SH 사장으로 내정하자 인사추천위원회 과정에서 부적격 결론을 내리고 돌려보냈고, 오 시장이 다시 그를 SH 사장 내정자로 지목하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끊임없이 반대했다.

그런데 반대 내용은 공허했다. 민주당은 김헌동 사장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서울시는 정책실험의 장이 아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서울시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 언제 실험이 아닌 것이 있었나? 중요한 것은 정책의 추진 이유와 기대효과이지 새로운 시도 자체가 아니다.
 
민주당은 김헌동 사장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1981년 쌍용건설에 입사해 토목건설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일했고, 1999년부터 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지냈으며, 2016∼2017년에는 국회의원실에서 보좌관 근무 경력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민간 건설업의 실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불로소득 타파 시민운동에 20년 가까이를 보낸 그에게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SH 공사가 서울시민을 위한 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서 서울시민의 주거문제 해결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김헌동의 의지와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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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민주당은 서울의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무엇을 했나 묻고 싶다. 전임 시장이 3선 연임을 하면서 장기집권을 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의회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하면서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완전히 가져갔다. 자신들이 집권하고 있던 기간 동안 서울시의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폭등했고 전·월세 대란, 주거약자들의 주거권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김헌동 사장은 민선4기 오세훈 시장 시절 SH 공사가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후분양제, 장기전세주택 등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후 민주당 서울시에는 이것들이 진행되지 않고 역행한 것에 대해서 분노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오히려 서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할 공기업인 SH 공사가 택지를 조성하면서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남기고, 서울시민이 주인인 공기업이 서울시민들에게 주택을 분양하면서 분양원가공개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본인이 SH 사장이 되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민주당은 김헌동 사장이 주장하는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정책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 서울시를 장기 집권해왔던 세력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자 책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들이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철저히 실패해왔고 무능했다는 것이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다. 심지어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사태가 터졌을 때 '서울시의원 부동산투기 전수조사 결의문'을 자신들이 발표하고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조차 거부한 것이 민주당이었다.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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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전 본부장이 SH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다행이지만 오세훈 시장이 최근 주력하는 서울시의 스피드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볼 때 '동상이몽'이 우려된다. 그동안 김헌동 사장은 경실련 시절 재개발과 재건축 위주의 토건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철거 대상 지역의 주거형태 대부분이 다세대 빌라와 단독주택으로 주택 소유자보다 세입자가 월등히 많아서 세입자들이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하고 부동산 투기꾼들이 난립해서 집값이 또다시 폭등하리라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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